아기를 소망하는 불임부부의 고통

2001년 봄 국내에 설립된 불임 관련 벤처기업 ‘DNA 뱅크’가 일본인 난자 제공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 내용이 소개되자 신문사에는 이 기업의 전화번호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불임 여성은 다른 난치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 더러 불임 때문에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등에 걸리기도 한다. 2000년 미국 오하이주에서 39세의 불임 여성이 이웃의 임신부를 납치해 살해하고 뱃속의 아기를 훔친 엽기적 사건은 불임 환자의 극단적 심정을 보여준 사례.

▽불임은?〓부부가 1년 이상 피임 없이 정상적으로 관계를 맺어도 아기를 갖지 못할 경우 불임 여부를 알아봐야 한다. 임신을 원하는 부부의 약 15%가 불임이며 원인은 남편과 아내에게 절반 정도씩 있는 것이 보통. 불임은 치료가 늦을수록 성공률이 떨어지므로 불임으로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여성은 체온 측정, 호르몬 검사, 자궁내막 검사, 골반 검사 등을 받으며 새벽이나 전날 밤 부부관계를 가진 뒤 자궁내 정자의 상태를 측정받기도 한다. 남성은 고환의 크기와 구조 등에 대한 검사와 함께 정액 검사, 소변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받는다. 더러 정자의 ‘힘’도 살펴보는데 실험용 햄스터의 난자에 정자가 투과하는 것을 측정한다.

▽여성 불임〓불규칙한 배란이 원인이므로 배란 유도가 우선. 난관이나 자궁, 골반의 구조에 이상이 있으면 이를 바로잡는 수술을 받는다.

특별한 신체 이상이 없을 경우 ‘자궁내 인공수정’이 기본적 시술법. 이는 정액 내에서 정상적인 정자를 골라 특수관을 이용해 자궁 내에 직접 넣는 것이다.

나팔관이 정상일 때 ‘나팔관 수정’을 받기도 한다. 나팔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일어나는 장소. 남편에게서 채취한 난자를 체외에서 정자와 합친 뒤 이 부분에 넣는다.

요즘에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체외에서 수정이 확인된 난자만 골라 넣기도 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아기를 시험관에서 키우는 것이 아니다. 여성에겐 난자의 집인 ‘난포’를 여러 개 자라게 하기 위해 7∼10일간 호르몬 주사를 놓고 최종적으로 난자의 성숙을 유도하는 호르몬 주사를 맞힌 다음 하루 반 뒤 난자를 채취한다. 그리고 2∼3시간 뒤 남편에게서 정액을 받고 정자를 뽑아내 배양액에서 수정시킨 다음 2∼3일 키운 뒤 특수관을 이용해 자궁에 넣는다.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질 경우 가는 유리관으로 정자를 난자의 세포질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법인 익시(ICSI)를 사용한다.

▽남성 불임〓정자가 배출되는 길이 막힌 경우엔 이를 뚫어주는 외과수술을 한다.

정자가 나오는 길은 정상이지만 수가 적거나 부실한 경우 수술로 고환이나 부고환에서 정자를 채취한 다음 가는 유리관을 통해 난자의 세포질에 주입해 수정시킨다. 요즘엔 무정자증인 남성에게서 원시 정자세포를 채취해 난자에 직접 주입, 수정시킨 뒤 이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는 시술법인 로시(ROSI)로 불임 고민을 해결하는 곳도 늘고 있다.

▽정자 및 난자은행〓이런 방법으로도 불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최후 수단’으로 남의 정자나 자궁을 이용하기도 한다.

정자은행은 정자를 채취한 뒤 냉동보존액과 혼합해 용기에 넣고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탱크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녹여 인공수정에 이용하는 것.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미즈메디병원 삼성제일병원 강남차병원 마리아병원 등에 있다.

요즘엔 무정자증 남성불임 환자의 고환조직을 채취해 보관한 다음 불임시술에 사용토록 하는 고환조직 보존은행도 생겼다.

난자은행은 항암치료 자궁적출술 등을 받는 여성환자가 나중의 임신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 대리모 출산을 위해서도 쓰인다.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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