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목욕하면 ‘싸~악’

봄에는 움츠러들었던 인체가 기지개를 펴면서 신진대사가 왕성해진다. 이 때문에 피로를 쉽게 느끼게 된다. 또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몸에 탈이 나기 쉽다. 요즘엔 수은주가 ‘널뛰기’를 하는 변덕적인 날씨까지 겹쳐 병의원에 감기 환자가 몰리고 있다. 감기는 한방 용어로 감사기(感邪氣)의 준 말. 몸에 정기가 충분치 않아 나쁜 기운에 휘둘린다는 뜻이다.

요즘 같은 날씨엔 적절한 목욕이 ‘보약’이 될 수 있다. 양방에서도 목욕은 신체의 피로를 회복시키는데 좋다고 말하지만 특히 한방에는 음약교차욕 반신욕 각탕 등 몸의 정기를 든든히 해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독특한 목욕법들이 있다. 일본에선 한때 이들 목욕법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유행했지만 질병 치료법을 대신할 순 없다. 대신 건강보조 요법으로 적절히 활용하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온탕 스트레스 해소에 좋아◇

열탕과 온탕은 양한방 공통으로 효능을 인정한다. 열탕욕은 섭씨 43∼44도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감기와 피로회복 등에 좋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열탕은 ‘독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숙취 해소에도 좋다. 반면 온탕욕은 섭씨 38∼40도의 따뜻한 물에 목욕하는 것. 몸을 이완시켜 정신―신경 계통을 진정시키는 측면이 있어 사무직 근로자나 전문직 종사자가 밤에 하면 스트레스 등을 풀고 불면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고혈압 동맥경화증 심장병 등 혈관 계통의 장애가 있는 사람도 주 1, 2회 온탕욕을 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목 뻣뻣-어깨 결릴 때 효과◇

반신욕(半身浴)은 90년대 초 한 재벌총수의 건강법으로 알려지면서 기업가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목욕법이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결릴 때 하면 윗몸의 ‘독소’가 빠져나가 개운해지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다. 초기 감기의 치료에도 좋으며 남성 기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뜨거운 물을 다리에 끼얹은 뒤 열탕이나 온탕에서 빼꼽 아래 부분만 담근다. 5분 정도 있으면 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멈추지 않고 10∼20분 지속해야 한다. 이 때 팔을 물 속에 넣지 않는다. 뜨거운 물을 계속 갈아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몸이 허약할 경우 5분 목욕하고 2, 3분 쉬는 식으로 4, 5차례 되풀이한다.

◇냉-온탕 반복하면 氣흐름 원활◇

음양교차욕은 온몸을 섭씨 16∼17도의 찬물에 1분간 담갔다가 다시 3분간 열탕욕을 하는 것을 4, 5회 되풀이 하는 것. 혈액과 기의 흐름을 촉진시켜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봄의 피로를 회복하는데도 그만이다. 목이 뻣뻣하거나 어깨가 결릴 때에도 좋다. 냉탕에선 손으로 몸의 결리는 부분을 부지런히 주무르고 열탕에선 그대로 있는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냉탕에서 시작해서 냉탕에서 끝내지만 자신이 허약하다고 여길 경우 열탕에서 시작해 열탕에서 끝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정 욕실엔 욕조가 하나 밖에 없으므로 아침 일찍 대중탕을 이용하면 된다.

◇감기 불면증 무릎 아래만 담궈야◇

각탕은 온몸에 땀이 날 정도로 10∼20분간 무릎 아래만 뜨거운 물에 담그는 목욕. 감기 후두염 월경통 통풍 두통 불면증 등에 좋다. 특히 아이가 감기몸살 등으로 열이 많이 나면서 입술이 새파랗게 변하고 몸을 떨 때 하면 감쪽같이 낫곤 한다. 이때 뜨거운 물을 계속 갈아줘야 한다. 치질 탈장 위하수증 등 장기가 처지는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열탕에 3분, 냉탕에 1분간 있는 ‘음양교차 각탕’이 도움이 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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