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매커니즘

기억은 어떻게 이뤄질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기억이 있으려면 우선 감각기관의 활동이 있어야 한다. 즉

보고 듣고 접촉하고 냄새맡는 등의 감각이 있은 뒤 각각을 주관하는 뇌에 정보가

들어온다. 이 정보들이 서로 조합돼 하나의 기억이 만들어지는 것. 다음부터는 왼쪽

관자놀이 안쪽에 있는 ‘해마’가 본격적 기억활동을 맡는다. 해마는 정보를 단시간

저장하고 있다가 대뇌피질로 보내 장기 저장되도록 한다. 정보의 이동은 주로 밤에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학습이나 업무 능력을 올리려면 밤에 푹 자야 한다. 밤에 충분히 잔 학생이

밤새워 공부한 학생보다 시험을 더 잘친다는 연구결과는 수없이 많다. 과학자들은

최근까지 뇌 세포가 5세 이후에 새로 만들어지지 않고 따라서 새 세포가 새 기억을

맡는 것은 아니라고 봤지만 지난해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엘리자베스 굴드박사팀이 원숭이의 해마에서 매일 수 천 개의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지고

새 세포들이 대뇌피질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한 것.

이보다 앞서 록펠러대의 페르난도 노터봄박사는 카라니아가 새 노래를 배울 때마다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밝혀냈지만 포유류는 옛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새

세포들을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여겨왔다. 굴드박사는 “해마에서 새로

만들어진 신경세포는 새 기억을 입력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좀더 오래 저장돼야

할 세포들은 대뇌피질로 이동한다”면서 “옛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든 옛 신경세포와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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