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막을 수 있다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의 ‘축혼행진곡’으로 유명한 펠릭스 맨델스존.

1846년 누나 파니의 급사 소식을 듣고 일년내내 울부짖다 숨졌다. 한때 사인이 정신적 충격에 의한 졸도로 알려졌지만 최근 의학자들은 두통 현기증 수족마비 등 사망 전 증세를 종합, 누나와 마찬가지로 뇌출혈로 숨졌다고 결론지었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나 막히는 ‘뇌경색’을 합친 말인 뇌혈관질환. 국내 인구 10만명에 74명꼴로 목숨을 앗아가 사망원인 1위인 병이다.

우리나라의 신탁통치를 결정했던 미국의 루즈벨트,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 모두가 이 질환을 앓은 적이 있거나 이 병으로 숨질 만큼 다른 나라에도 환자가 많다. 일본 오부치 총리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바로 이 질환이다.

▽뇌와 혈관〓뇌는 바깥에서부터 딱딱한 ‘경질막’, 잠자리 날개와 같이 섬섬한 ‘거미줄막’, 물렁한 ‘연질막’의 세 막에 의해 싸여 있고 거미줄막과 연질막 사이는 척수액으로 차있다.

뇌동맥은 목의 앞 뒤에서 각각 2개가 올라가 뇌바닥에서 서로 연결되는 로터리를 이룬다. 그리고 4개의 동맥은 각기 뇌 연질막을 감싸거나 뇌속을 파고들며 다시 위로 올라간다. 이렇게 자리잡은 동맥은 실핏줄을 통해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은 하수도 격인 정맥을 통해 배출된다.

▽뇌혈관질환〓중풍 뇌졸중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의학명은 뇌혈관질환.

뇌바닥의 로터리에선 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가 생기곤 하는데 이것이 터지면 척수액의 압력이 올라가 뇌에 피가 공급되지 못하게 돼 뇌세포가 죽는다. 또 고혈압 환자는 뇌혈관 벽이 약해져 터질 위험이 높다.

뇌경색이 와도 뇌바닥 혈관 중 하나가 막히면 다른 3개의 혈관이 비상시스템을 가동해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기도 하므로 덜 무섭다. 하지만 심장병 때문에 생긴 피떡이 뇌혈관 전체에 솟구쳐 혈관이 막히면 치명적이다.

▽응급상황이 생기면〓뇌혈관질환은 심장병과 마찬가지로 발작 뒤 얼마나 빨리 병원에 가느냐에 따라 생사가 달라진다. 가족이 뇌혈관질환으로 쓰러지면 119로 전화하든지 직접 옮기든지 늦어도 2시간 안에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좀 멀더라도 처음부터 신경외과나 신경과가 있는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를 옮길 때엔 목이 앞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특히 조심한다.

환자의 넥타이나 단추를 풀어주고 편안히 눕힌 상태에서 낮은 베개를 어깨와 목에 걸쳐 넣어 기도를 확보하도록 한다.

머리는 심장보다 약간 높게 하고 마비가 있을 경우엔 마비된 쪽을 위로 해서 옆으로 눕히고 방석 베개 등으로 몸이 젖혀지지 않도록 고정한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며 옷을 꽉 입히면 뇌가 붓기 때문에 위험하다. 바늘로 손을 따도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을 초래한다.

▽예방이 중요〓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계를 집에 놔두고 수시로 혈압을 재며 신경써야 한다. 매년 뇌혈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담배를 끊고 소금이나 동물성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1주 4일 이상 땀 흘릴 정도로 운동하고 비만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 당뇨병 심장병 환자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위험 요인이 하나라도 있는 사람은 1년에 한 번은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무엇보다 일회성 발작이 나타났던 사람은 언제 ‘치명적 사건’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꾸준한 병원치료로 ‘2차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어린이도 중풍 있어요〓많은 사람이 뇌혈관질환은 노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태아 때는 처음에 엄마가 대신 피를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동맥과 정맥이 붙어있다가 임신 6주 때부터 이 두 핏줄이 갈라진다. 그러나 이때 두 혈관이 갈라지지 않으면 혈압이 높아져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또 한국인과 일본인에겐 유전적으로 어린이의 안쪽 목동맥이 막히는 ‘모야모야병’이 있다. 아이에게서도 뇌혈관질환 증세가 의심되면 병원을 찾는다.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