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질병이야기/ 신경만 쓰면 매슥매슥 스트레스가 위장병 ‘주범’

급성위염→만성위염→위궤양→위암?

위궤양이나 십이지궤양이 오래 가면 위암?

일반인들은 이 질문에 보통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것이다. 하지만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금껏 이들 위장 질환의 연관성을 캐고자 한 숱한 연구들은 한결같이 ‘별 관련 없다’는 결론으로 끝났다.

위는 어떤 구실을 하는지, 각 위장 질환이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 서울대병원 송인성,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이종철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위의 역할〓위(胃)는 영어 알파벳 ‘J’자 모양으로 위로는 식도, 아래로는 십이지장에 연결돼 있다. 위에선 염산을 포함한 강력한 위산과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이 음식물을 소화하고 세균 독소 등을 공격, 무력화한다. 그러나 평소 위는 위산이나 펩신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

위에서 점액과 중탄산염을 분비, 얇은 ‘수비층’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 ‘공수의 균형’이 깨어지면 염증과 궤양이 생기는 것이다. 위벽은 안에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의 4개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점막층에만 염증이 생긴 것이 위염, 점막하층까지 파인 것은 위궤양이다.

▽급성위염과 만성위염〓급성위염이 악화된다고 만성위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둘은 원인이 전혀 다르다.

급성위염은 진통제 감기약 등 약을 먹거나 스트레스 정신적 충격에 의해 생기고 명치가 아프거나 구토 속쓰림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대부분 2일∼2주 꿀물 미음 등을 먹으면서 위를 달래면 낫지만 일부에선 위장 출혈로 사경을 헤매기도 한다.

만성위염의 원인은 분명치 않다.

요즘엔 위 속에 살고있는 헬리코박터 균이 주범이고 위장의 노화도 원인일 것이라는 학설이 ‘대세’. 만성위염 중 ‘위축성 위염’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위염은 암과 관련이 있다는 학설이 있다.

▽위궤양〓 위궤양은 위염이 악화되거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자극적 음식 △스트레스 △흡연 △약물 등이 원인이 돼 독자적으로 생긴다. 복통이 주증세이며 특히 공복 때 명치가 아프다. 물, 음식이나 제산제를 먹으면 몇 분 안에 가라앉지만 칼슘 성분이 있는 우유를 먹으면 위산 분비가 촉진돼 악화될 수 있다. 약을 먹으면 며칠안에 증세가 없어지지만 완치를 위해선 6∼8주 계속 먹는 것이 좋다. 약을 먹을 때 특정 음식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담배는 절대 삼가야한다.

▽위암〓 우리나라와 일본 칠레 핀란드 아일랜드 등에 환자가 많은데 이들 국민은 매운 음식, 소금에 절인 음식, 불에 직접 태워 익힌 고기, 질산염 성분이 많은 식염수 등을 많이 먹는다. 또 위암은 유전적 요인도 커서 부모 중 위암환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3∼4배 높다.

위암은 조기 발견하면 90% 이상이 완치될 수 있으므로 40대 이상이면 최소 2년 한 번씩 위 내시경검사나 방사선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명치 주위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되며 식욕이 떨어질 때엔 ‘위염이구나’하고 자가진단하지 말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16년 전만 해도 강산성(强酸性)인 위 안에 세균이 살 수 없다고 여겼지만 호주의 의사 마샬과 워렌이 위 벽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발견했다. 이 균은 위벽에만 붙어 살며 자기 주변에 암모니아로 구성된 보호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 균이 다양한 위질환을 만든다. 1994년 미국 국립보건원은 단순히 소화불량이나 위염이 있다고 헬리코박터균을 죽이기 위해 제균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궤양이 있는 경우 제균제 치료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최근엔 위염의 경우에도 고통을 피하기 위해 제균제를 먹는 게 좋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밥통엔 뇌가 있다〓 위의 우리말은 밥통이고 영어 단어 스토마크(Stomach)엔 ‘참는다’는 뜻도 있다. 그러나 참으면 병이 난다.

위는 눈이 맛있는 음식을 보기만 해도 꿈틀꿈틀 기지개를 켜면서 운동하기 시작한다. 위는 또 뇌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을 거의 다 갖고 있어 의사들은 ‘밥통에 뇌가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나 정신적 충격이 쌓이면 위산 분비가 촉진돼 탈이 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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