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증/‘한탕’ 유혹으로 ‘사람잡는 병’

최근 경제사정이 악화하면서 한탕주의와 사행심리가 조장돼 도박중독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도박중독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30대 주부와 직장인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도박중독증은

80년 미국 정신과의사들의 진단분류표(DSM)에 정식 질병으로 올랐다. 주위의 재산을

거덜내고 자살이나 교도소행을 택해야 끝나기 때문에 다른 병보다 더 위험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인구의 1∼3%가 도박중독증. 도박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보다 많은 3∼5%일 것으로 정신과 의사들은 추정.

▼왜 병인가?〓비중독성 도박은 △친구나 친지끼리 재미로 하는 오락형 △경마

경륜 등의 합법형 △도박으로 돈을 버는 범죄형 등으로 나눠진다. 비중독성 중 상당수가

중독성으로 진행. 중독성의 특징은 △하고싶어 안달하고 △하지 않으면 불안 우울

등 ‘금단증세’가 나타나며 △내성(耐性)이 생긴다(판돈이 올라간다).

▼누가 잘 걸리나?〓강박증 우울증 불안증 성격장애 등이 중독증으로 나타난다.

지능지수(IQ) 1백20 이상이고 평소 지나치게 자신감에 찬 행동을 보이며 방탕한 사람은

노름을 하면 중독증에 빠질 위험이 크다. 부모 중 중독자가 있는 경우나 부모가 돈의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경우 자녀에게서 많이 생긴다. 어릴 때 주의력결핍 행동과다증의

증세를 보인 경우에도 많이 나타나 신경시스템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

▼어떻게 빠져드나?〓가끔 도박으로 돈을 따면서 자신의 재주에 대해 만족한 다음

△3∼5년 정도 아마추어에게 돈을 따는 ‘승리기’ △5년 이상 전문도박판에서 판돈을

잃는 ‘상실기’ △내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다시 도박판에 뛰어드는 ‘자포자기

시기’ △자살이나 교도소행으로 도박을 끊는 ‘절망기’로 진행.

▼치료〓정신과 병원에선 충동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약이나 항우울제 등을 먹인다. 상담을 통해 우울증 강박증 분노 등을 해소시키는

방법으로 치료. 병원 대신 자활모임인 ‘단(斷)도박친목모임’에서 단계별 치료법으로도

고친다.

▼가정에선?〓도박중독자는 배우자나 아랫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으므로 부모

장인 등 윗사람에게 병원에 데리고 갈 것을 요청해야 한다. 빠를수록 치료효과가

좋으며 중독자가 뉘우칠 때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정신병원’이라면

가지 않으므로 ‘치료센터에 가자’고 해야 한다.

◎도박중독증 자가진단법

1.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도박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2.도박 때문에 인생이 불행해졌다고 느낀 적이 있다.

3.도박 때문에 사회적 평판이 나빠진 적이 있다.

4.도박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이 있다.

5.빚을 갚기 위해 도박한 적이 있다.

6.도박 때문에 인생의 꿈이 좌절됐다고 느낀다.

7.도박으로 잃은 돈을 도박으로 되찾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

8.빈털터리가 될 때까지 도박하는 편이다.

9.물건을 팔아서 도박한 적이 있다.

10.생활비가 도박 밑천보다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11.도박 때문에 가족에 소홀한 적이 있다.

12.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도박한 적이 있다.

13.도박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나쁜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14.도박하기 위해 돈을 빌린 적이 있다.

15.돈을 딴 뒤 또 판을 벌여 더 많은 돈을 따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16.걱정거리를 덜기 위해 도박한 적이 있다.

17.도박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

18.부부싸움 의견대립 실망 좌절 때문에 도박을 하고 싶은 적이 있다.

19.짧은 시간에 도박으로 한 밑천 잡아 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20.도박 때문에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단도박 모임’ 가면 치료 빠르다/동병상련 회원들 매주 한번씩 만나/특수

프로그램 맞춰 ‘중독탈출’ 훈련 ‘왜 몰랐을까, 38광땡을 잡았을 때에도 아내는

잠못 이루고 있었던 것을….’

도박중독자는 후회하면서도 좀처럼 끊지 못한다. 오죽하면 ‘손가락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한다’고 했을까. 이런 중독자들이 서로 치유를 도와주는 모임인 ‘단(斷)도박

친목모임’.

회원인 권모씨(60)는 “이름 때문에 ‘도박 고단수들의 모임’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단(斷)도박

모임”이라고 설명. 195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도박을 끊으려는 두 남성이 결성했으며

현재 세계 2천여 곳에 지회가 있다. 우리나라에선 84년 경기 부천시 심곡성당에서

미국인 백 바오로 신부가 결성. 본부(02­295­1728)는 서울 성동구 도선동에

있으며 전국 22개 지회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지회가 있다. 매주 한번씩 회원들끼리

만나 ‘특수 프로그램’에 따라 도박을 끊는 훈련을 한다. 회원들끼리는 ‘방배동

권’ ‘압구정동 박’ 식으로 주거지와 성(姓)으로만 통하고 서로의 비밀을 철저히

지킨다.

가입비나 회비는 없고 회원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 단도박친목모임본부는

남편이나 아내 등의 도박으로 애끓는 가족들을 위해 ‘단도박 가족 친목모임’도

운영. 단도박모임과는 별도로 모임을 갖는다. 도박중독자의 가족이 도박중독자와

살면서 겪는 고통을 치유하고 중독자가 도박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도와준다.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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